임진왜란의 참상과 열녀 이미지의 관습화-『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 열녀편을 중심으로

The Misery and Violence of the Imjin War and the Conventionalization of Virtuous Women’s Images: Focusing on the Virtuous Women Section of the Dongguk sinsok samgang haengsildo

초록

동국신속삼강행실도 (1617)는 임진왜란 후 문란해진 윤리적 기강을 바로잡고 민심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편찬되었다. 이전의 삼강행실도 (1434), 속삼강행실도 (1514)가 유교 윤리를 정착시키기 위한 교훈서로서 제작되었다면 동국신속삼강행실도 는 임진왜란 후 정려자를 포상하고 위무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동국신속상감행실도 의 열녀편의 판화를 중심으로 전쟁 중 여성에게 가해진 잔인한 폭력성의 내용과 이를 서술하는 전형화되고 형식화된 방식 간의 간극에 대해 살펴보았다. 글과 그림이 형식화된 데에는 단시간에 대규모 출판을 진행해야 했던 제작상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전쟁 중의 열행이 남편에 대한 절의, 그중에서도 성적 종속성-‘정조’에만 집중된다는 데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포로’ 도상과 여성 피로인에 대한 인식, ‘아기도상과 엄마의 자결’ ‘공동자결과 대량학살’ ‘여성의 전쟁 참여와 그 재현의 부재’ 등을 다루면서 전쟁의 재현과 실상에 대해 접근하였다. 당시 왜적에게 납치되어 포로가 되거나 왜적의 피해를 입은 마을의 여성은 ‘실절’한 여성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살아남아도 사회적으로 배제와 차별을 면하기 어려웠다. 아이와 함께 혹은 온 가족의 여성이 공동 자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성의 전쟁 참여와 공훈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동국신속 에는 거의 재현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들은 여성의 열행이 ‘정조’를 지키는 의식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다시 말해 실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역으로 열녀 정려의 폭증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정려 기준에만 맞춘 형식적인 기록으로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전쟁 후 여성들은 각자의 고통으로 신음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개인적인 서사를 갖는 대신 전형화된 명예를 갖는 방식으로 기록되었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동국신속삼강행실도임진왜란열녀판화정려Dongguk sinsok samgang haengsildoImjin Warvirtuous womenwoodcut printsposthumous honor
제목
임진왜란의 참상과 열녀 이미지의 관습화-『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 열녀편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The Misery and Violence of the Imjin War and the Conventionalization of Virtuous Women’s Images: Focusing on the Virtuous Women Section of the Dongguk sinsok samgang haengsildo
저자
유재빈
발행일
2024-12
저널명
한국사상사학
78
페이지
235 ~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