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 문학의 타자 중심성과 관계적 주체

Other-Centrality and Relational Subjectivity in the Literature of Yi-Ok(李沃)

초록

이 글은 조선후기 소품문 작가 이옥의 문학이 타자 중심의 인식적 특성과 윤리적 태도를 특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관점에서 세 편의 산문, 〈원통경(圓通經)〉, 〈일곱 가지의 밤(夜七)〉, 〈운득으로 잘못 부르다(錯呼雲得)〉를 분석한다. 〈원통경〉은 겨울밤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자기보다 더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상상해 본다는 내용이며, 〈일곱 가지의 밤〉은 불면의 밤을 보내던 화자가 아이 종과의 대화를 통해 타인들에게는 밤이 짧게 느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는 글이다. 이 두 편의 글은 남의 처지를 상상해 본다는 점에서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는데 궁극적으로 화자가 자기 삶에만 골몰하던 시선을 돌려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들 작품은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자아 인식에서 벗어나 자기 문제를 상대화하고 타자들의 존재를 발견하며 인식을 확장하는 주체를 보여주고 있다. 〈운득으로 잘못 부르다〉는 성균관 유숙 당시의 아이 종 ‘운득’과 몇 년 뒤 봉성에서 만난 다른 아이 종 ‘시갑’을 회고하는 글이다. 여기서 작가는 호의와 친밀감을 갖고 가깝게 지냈으나 갑작스럽게 병으로 죽은 운득과의 노주 관계를 애틋하게 묘사하며, ‘시갑’이라는 소년이 운득과 너무 닮아서 그의 이름을 종종 ‘잘못 부르’는데도 그가 ‘대답’해 주곤 했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사회적, 연령적 타자인 ‘아이 종’과 긴밀한 상호적 관계성을 맺고 그들에게 의지하고 그리움과 고마움을 느끼는 모습으로 자기를 형상화한다. 이러한 이옥의 모습은 백성을 다스림의 대상이거나 고달픈 하층민으로 바라보는 일반적인 상층 문인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보았다. 그는 자신을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며 이들이 상호적 소통의 대상이자 정서적 친밀감과 상호 보살핌을 나누는 인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모습은 그들과의 기억과 관계를 의미 있는 자기 서사의 일부로 재현하는 ‘관계적 주체’이자 ‘윤리적 주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Yi-Ok(李沃)othersubjectivityrelationshipethical subject〈Won-tong- gyeong(圓通經)〉〈Seven Types of Nights(夜七)〉and 〈Mistakenly Calling Woon-deuk(錯呼雲得)〉Late Joseon Dynasty이옥타자주체관계성윤리적 주체〈원통경(圓通經)〉〈일곱 가지의 밤(夜七)〉〈운득으로 잘못 부르다(錯呼雲得)〉
제목
이옥 문학의 타자 중심성과 관계적 주체
제목 (타언어)
Other-Centrality and Relational Subjectivity in the Literature of Yi-Ok(李沃)
저자
홍인숙
발행일
2024-12
저널명
국어국문학
209
페이지
301 ~ 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