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궁중회화와 민화 속의 여성공간: 고사인물화 병풍을 중심으로

Feminine Space in Late Joseon Court and Folk Painting: Focusing on Narrative Figure Folding Screens

초록

본 연구는 조선 후기 대표적 고사인물화 병풍인 곽분양행락도, 요지연도, 그리고 새롭게 주목한 여선유희도를 ‘여성공간’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우훙이 제기한 여성공간 개념을 적용하여, 궁중과 민간에서 형성된 여성상과 시각문화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먼저 궁중의 곽분양행락도와 요지연도에서는 중국 고사의 배경에도 불구하고, 여성 공간이 조선 궁중의 내전 구조를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여성 공간이 일관되게 화면의 오른쪽(동측)에 배치된 점, 대비전의 건축ㆍ장식 요소를 연상시키는 도상, 다양한 여성 수행자의 연회 장면 등은 조선 왕실 여성의 위상과 정치적 권위를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장치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궁중 도상은 19세기 말 민간의 곽분양행락도와 요지연도로 이행하면서 의미의 변화를 겪는다. 동측 내전은 혼례나 세시 유희의 세속적 공간으로 재구성되고, 대비와 대비전이 지녔던 정치적 함의는 희미해졌다. 또한 길상과 수복을 중심으로 한 민화적 요소가 강화되면서 여성공간은 왕실 여성의 정치성을 표상하던 장치에서, 다산ㆍ혼인ㆍ가정적 역할을 강조하는 보편적 여성상으로 전환되었다. 한편 여선유희도는 서왕모에게 복숭아를 올리는 ‘요지축수’ 도상을 참조하면서도 남성 인물과 가사ㆍ육아의 장면을 배제하고, 독서ㆍ음악ㆍ유희 등 여성만의 이상적 취미 공간을 구축하였다. 이는 기존의 궁중사녀도나 민화적 여성상과 달리 조선 말기 여성공간의 새로운 전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종합하면, 조선 후기 고사인물화 속 여성공간은 단순한 서사적 배경이 아니라 시대와 계층에 따라 상이한 여성상을 구성하는 핵심 시각 구조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궁중회화와 민화, 중국 회화와의 비교 연구는 물론 근대 이후 여성 이미지의 연속성과 단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키워드

Feast of Guo Ziyi or Banquet of Guo Ziyi(Gwak Bunyang Haengnakdo)Feast at the Jade Pond or Gathering at the Jade Pool(Yoji Yeondo)Narrative Figure PaintingFeminine Space곽분양행락도요지연도고사인물화여선유희도여성공간
제목
조선후기 궁중회화와 민화 속의 여성공간: 고사인물화 병풍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Feminine Space in Late Joseon Court and Folk Painting: Focusing on Narrative Figure Folding Screens
저자
유재빈
DOI
10.23312/kpkc.2025..23.217
발행일
2025-12
유형
Y
저널명
한국민화
23
페이지
217 ~ 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