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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신문 연재소설 삽화의 양식적 단차와 ‘내면’의 표상 - 소설의 모던, 삽화의 모던
초록
근대 이후 한국에 도입되어 대략 70여 년 정도 이어진 신문 연재소설의 삽화 제도는 한국 근대 예술사에서 문학과 미술이 만났던 가장 흥미로운 사례였다. 소설의 언어 텍스트와 삽화의 시각 이미지는 신문 매체라는 장 위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독자의 인지적 측면에 기여했던 것이다. 단,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삽화라는 제도적 현상에 대해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기능적 측면에 대한 해명 외에, 회화 양식과 소설의 기법 사이의 관련성 같은 좀 더 깊이 있는 해석으로 나아가기 어려웠다. 본 연구는 이처럼 소설과 삽화 사이의 상호작용을 살피는 본격적인 삽화사의 시론격으로, 근대 이후 소설과 회화 각각의 영역에서 추구된 ‘모던’을 향한 변화가 어떻게 신문 연재소설이라는 제도 위에서 양식적 단차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가 하는 문제를 다뤄보고자 했다. 1922년 안석영(安夕影)은 나도향(羅稻香) 소설 「환희(幻戲)」에 삽화를 그리면서 장편소설 삽화 전개의 문법을 정립했다. 소설 글쓰기의 인지적 기능을 보충하는 삽화의 재현적 기능에 치중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삽화의 회화적 양식 역시 소설 속 이야기 세계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집중되었다. 다만, 당시 안석영이 이러한 전형적 삽화 전개 속에서도 간혹 소설 텍스트의 요청에 부응해 미래파나 입체파 등 초현실주의의 회화 양식을 수용한 삽화들을 삽입했던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모던한 양식의 삽화를 소설의 내용과 비교해 보면, 그가 서구 최신의 예술 사조에 대한 과시적 취미를 바탕으로, 인물의 ‘내면의 불안’ 등을 시각화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구보 박태원(朴泰遠)이 1930년에 연재한 단편소설 「적멸(寂滅)」은, 그가 1934년에 발표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마찬가지로 산책자인 작가가 경성 거리에서 사유하는 ‘의식의 흐름’이 중심이 되는 모더니즘 소설이었다. 당시 이 소설에 삽화를 그린 것은 청전 이상범(李象範)이었는데, 그는 초반부에는 장편소설의 전형을 그대로 고수해 작가인 주인공이 산책을 하다가 카페에 들어가서 주변의 이야기를 듣거나 생각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삽화를 그렸지만, 중반 이후 주인공의 사유가 글쓰기가 되는 지점에 이르면 더 이상 삽화를 그리지 못하고 손을 뗀다. 이후 박태원은 자신이 직접 삽화를 그렸는데, 이들은 대부분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아 소설 속 오브제를 데포르메한, 이른바 무의식의 풍경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었다. 이 두 가지 극적인 사례는, 소설에 있어서 인물의 내면에서 의식의 흐름으로 나아가는 심리소설의 추구와, 회화에서 사실적 표현을 넘어서는 초현실주의적 양식의 추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요청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이처럼 삽화는 소설과 모던의 단차를 만들어가면서 새로운 의미 층위를 형성해나갔던 것이다.
키워드
- 제목
- 1930년대 신문 연재소설 삽화의 양식적 단차와 ‘내면’의 표상 - 소설의 모던, 삽화의 모던
- 제목 (타언어)
- The Stylistic Discontinuity of Newspaper Serial Novel Illustrations in 1930s and the Representation of the ‘Inner Self’ : The Modern in Fiction, the Modern in Illustration
- 저자
- 송민호
- 발행일
- 2025-12
- 유형
- Y
- 저널명
- 한국문학과 예술
- 호
- 56
- 페이지
- 63 ~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