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로서의 여성과 ‘산책자’로서의 여성: 박태순 문학의 여성 재현 양상을 중심으로

“Women as Metaphor and Women as a ‘City walker’”: Based on the female representation of Park Tae-soon's literature

초록

이 논문은 박태순 문학에 나타난 여성 형상화의 변모 과정을 통해, 1960~70년대 한국 문학 담론 속 여성 재현의 문제점을 재검토하고 그 대안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존 연구가 특정 장르나 시기를 중심으로 박태순 문학을 논의해왔다면, 본 논문은 등단 초기부터 1970년대 중반에 이르는 작품 전반을 가로지르며 여성 형상화의 계보와 변이를 추적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이를 통해 주류 문학이 구축한 단선적인 여성상과는 다른, 다층적이고 미시사적인 여성의 삶을 복원하고 그 문학사적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1960년대 도시(서울)를 배경으로 한 박태순의 초기 소설들, 특히 작품「연애」를 중심으로 여성 인물이 ‘은유로서의 여성’으로 형상화되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 시기 작품 속 여성들은 주체적 목소리를 갖지 못한 채, 남성 주인공의 욕망과 인식의 계기를 제공하는 모호한 타자, 즉 서구 철학 전통이 여성에게 부여한 ‘타자의 은유’와 공명하는 존재로 나타나고 있어 문제적이다. 그러나 바야흐로 박태순의 작품 세계가 도시 변두리와 지방, 그리고 기행문 장르로 확장되는 시점부터 여성 형상화는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음이 주목된다. 특히 ‘외촌동 연작’을 비롯한 1970년대 작품들에서 여성은 은유된 존재로서의 모호함을 탈피하고, 강한 생활력과 ‘건강한 속물성’을 바탕으로 일상과 생존을 감당하는 생활인으로 재현된다. 본고는 이러한 박태순 작품상의 변화 양상이 기존 민중 담론이 전략적으로 구성해온 전형적 민중상에 균열을 내며, 여성 민중을 다성적·모순적·일상적 주체로 재의미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음을 밝혀내고자 하였다. 더불어 도시 속 여성 인물들이 ‘문제적 산책자’가 되어 당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자각하고 스스로 사회의 주역이 되고자 각성하고 있는 지점에도 주목하였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박태순 소설 속 여성의 형상화를 둘러싼 이와 같은 변화가 1990년대 이후 민중론의 갱신을 예고하는 문학적 징후로서, 박태순 문학이 한국 현대문학의 민중·젠더 담론을 재사유하는 중요한 텍스트임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하였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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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유’로서의 여성과 ‘산책자’로서의 여성: 박태순 문학의 여성 재현 양상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Women as Metaphor and Women as a ‘City walker’”: Based on the female representation of Park Tae-soon's literature
저자
김우영
DOI
10.35419/kmlit.2026..88.010
발행일
2026-02
유형
Y
저널명
현대문학의 연구
88
페이지
345 ~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