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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미켈란젤로가 교황 바오로 3세의 주문을 받고 파올리나 예배당의 동쪽 벽에 그린 〈성 바오로의 개종〉의 시학적 재구성을 시도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 작품의 창작 원천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다층적 서사구조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우선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된 동력인 바오로는 〈죽어가는 노예〉, 〈반역하는 노예〉와 같이 완성되지 않은 조각품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무력감과 저항감 사이를 오가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러한 ‘미완의’ 속성은 신성한 힘을 마주한 인간의 나약함을 증명하기도 하지만, 개종을 완결된 사건이 아닌 끊임없이 나아가는 진행형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다음으로 바오로와 그리스도 간의 대치 및 바오로와 군중 간의 대립의 원천을 미켈란젤로의 회화와 드로잉 그리고 시 등 다양한 매체와의 연계 선상에서 검토하면서, 개종이라는 ‘거대서사’가 추락과 부활 그리고 법열이라는 소재들의 임의적 결합을 통해 시학적 형식으로 변환되어 제시되고 있음을 입증하고자 했다. 이 형식은 미켈란젤로가 신플라톤주의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탐색해 온 일관된 원칙에 부합한다. 이에 더해, 격노와 절제, 빠름과 느림, 무지와 통찰 등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상반되는 반응의 끝없는 충돌로 테리빌리타 개념은 활성화되며, 그 효과는 감상자와의 정서적 동일시를 통해 더욱 커지게 된다. 논 피니토와 테리빌리타는 결국 바오로의 정체성 변화를 단순히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위력적인 사건으로 보게 만드는 근원적인 척도라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할 것이다.
키워드
- 제목
- 미켈란젤로의 〈성 바오로의 개종〉에 관한 시학적 탐색: 논 피니토 및 테리빌리타 개념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A Poetic Exploration of Michelangelo’s Conversion of Saint Paul: focusing on Non finito and Terribilità
- 저자
- 이지연
- 발행일
- 2025-08
- 유형
- Y
- 저널명
- 미술사학
- 권
- 50
- 페이지
- 67 ~ 92